글을 쓴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 솔직히 편하지 않았다. 항상 시시비비와 표절의 굴레에 기꺼이 들어가는 것이 탐탁치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문득, ‘나의 모든 언어는 누군가로부터 듣고 배운 표절이지만 어찌되었든 내가 소화해서 뱉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나의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궤변이냐고? 우리는 모두 언어를 배웠다. 좋든 싫든 언어는 모방이다. 내가 어디서 듣고 소화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 다른 곳에서부터 나왔고 무의식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그게 누구의 오마주이고 누구의 표절인지 크게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남의 것을 베끼지만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판다곰 정신세계/생각하고 쓰다
2020. 4. 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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