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회사에 들어가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본인이 회사의 주인이 된 듯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라는 이야기다. 회사 주인의 입장에서 비용도 아껴가며 일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크게 생각하라는 의미인 것 같긴 한데, 일반 평사원에게 이런 얘기는 소 귀에 경읽기다. 내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고 성과에 따른 보상도 적당한 수준으로 지급되며 나에게 큰 권한과 책임을 준다면 얘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그런 회사가 많지는 않은 까닭이다. 기본적으로 정말 본인의 회사가 아니고 상사들은 본인의 리스크에 민감하며 내가 주인이었다면 해보았을 법한 다양한 시도들을 묵인하지도 않기 때문에, 일을 하다보면 어느 수준에 맞게 일을 해야 할지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직장인들..
나는 내가 밟아온 전철을 그닥 사람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맥을 사는 것을 추천하지 않고, 카메라를 사는 것을 추천하지 않으며, 타투를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고, 퇴사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원하는 사람이면, 물어보기도 전에 했을 거라는 생각, 내가 말려도 할거라는 생각, 괜히 부추겼다가 원망 받고 싶지 않은 생각 등등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할 사람이면 벌써 했다. 결정은 결국 본인이 하는 것. 나는 퇴사를 부추길 생각도 없고, 퇴사 후 마냥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들을 모두 부수고 모두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그렇게 두..
이전 글을 봤던 사람이라면 내가 얼마나 단순히(아이패드2) 회사를 선택했는지 알 것이다. 물론, 그 단 하나의 조건조차 입사 후에는 지켜지지 않았고, 나는 그 날 이후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것과 (아이패드를 못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토를 했다) 사회생활이 그 전까지 했던 알바나 과외같은 것들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회사를 선택하는데 '아이패드2 증정'이라는 문구가 가장 크게 와닿긴 했지만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회사를 선택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서울근무였고, 그 다음이 자유복장이었고, 그 다음이 아이패드였다. 무슨 일을 해도 다 괜찮았다는건 아니지만, 직무야 해외마케팅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세 가지 조건을 가지고 조금은 개방적이고 조금은 윤리..
나는 사실 입사를 할 때부터 퇴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정도를 생각하고 입사를 했다. 물론 현실적인 벽에 많이 부딪혀 예상보다는 긴 시간을 재직하게 되었지만, 그게 어쩔 수 없이 다닌 시간들은 아니었다. 나는 굴지의 대기업(?)에서 B2B 해외마케팅/해외영업 파트 담당이었다. 학부생일 때 인턴부터 시작한 회사였긴 하지만, 그 시작은 조금 특이하다. 때는 대학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시즌. 학교엔 각종 신입사원 채용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사업을 하고 싶어했고, 혹은 스타트업에 들어가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대기업의 채용 공고는 그렇게 눈여겨 보지 않았었다. 물론 전공이 나와 맞지 않아서 그닥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한 기업..
이 말을 누가 처음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똑같은 것 같다. 나는 2013년 1월에 입사를 했고, 5년 2개월여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2018년 3월에 퇴사를 했다. 그리고 정확히 2년이 지난 시점에, 개인사업자를 내고 혼자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쉽지 않을것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 글은 나의 개인사업자로서의 고충을 털어놓는 시리즈가 아니다. 반대로, 지난 5년여간 내가 경험했던 직장생활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음으로써, 기억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혹자는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어서 작성하는 글일 뿐이다. 시간의 순서는 아닐 것이고, 그냥 단편단편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나가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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